1 00:00:07,586 --> 00:00:10,190 제게 있어서 코딩은 2 00:00:10,191 --> 00:00:13,403 아이디어를 만나게 해주는 기반이에요 3 00:00:13,404 --> 00:00:18,020 코드 앞에 앉아서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면 4 00:00:18,021 --> 00:00:22,913 상상하지 못했지만 괜찮아 보이는 무언가와 5 00:00:22,914 --> 00:00:26,069 마주칠 확률이 높아지죠 6 00:00:26,070 --> 00:00:32,013 사람들이 엘리스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냐고 물어보는데요 7 00:00:32,014 --> 00:00:37,446 전 코딩을 하다가 어쩌다 만들게 된 거예요 8 00:00:37,447 --> 00:00:43,047 전 iOS 게임 엘리스를 만든 스테프 티리온이에요 9 00:00:43,048 --> 00:00:48,325 이런 이야기들이 그렇듯 저도 비슷하게 시작했어요 10 00:00:48,326 --> 00:00:51,998 6살에 게임을 만났고 거기에 푹 빠져들었어요 11 00:00:51,999 --> 00:00:56,812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을 만들기로 했죠 12 00:00:56,813 --> 00:01:00,695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선생님은 말씀하시길 13 00:01:00,696 --> 00:01:04,645 "미안하지만 컴퓨터 공학과는 어렵겠구나" 14 00:01:04,646 --> 00:01:09,800 그렇게 문제에 맞닥뜨리게 됐어요 15 00:01:09,801 --> 00:01:16,692 애초부터 내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16 00:01:19,166 --> 00:01:21,181 15년의 시간 동안 17 00:01:21,182 --> 00:01:25,021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했어요 18 00:01:25,022 --> 00:01:34,210 거대한 대작 게임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19 00:01:34,211 --> 00:01:37,570 게임 제작의 황금기는 끝났다는 거였어요 20 00:01:37,571 --> 00:01:39,697 이제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21 00:01:39,698 --> 00:01:45,413 커다란 팀의 소속된 일개미가 되어야 했으니까요 22 00:01:45,414 --> 00:01:50,906 당시에 첫 휴대전화를 샀는데 뱀 게임이 내장되어 있었는데 23 00:01:50,907 --> 00:01:56,216 이렇게 전화기에 들어가는 게임 정도는 24 00:01:56,217 --> 00:01:58,924 혼자서 만들 수 있겠다 싶었죠 25 00:01:58,925 --> 00:02:01,648 코딩은 역시나 몰랐지만요 26 00:02:01,649 --> 00:02:03,623 큰 전환점이 있었죠 27 00:02:03,624 --> 00:02:10,655 위험을 감수하고, 하고 싶을 걸 하겠단 생각이 명확해졌던 순간이었어요 28 00:02:10,656 --> 00:02:13,255 그건 제가 감당할 만한 커다란 한 발짝이었어요 29 00:02:13,256 --> 00:02:16,889 혼자서는 깨닫지 못한 사실이었지만 30 00:02:16,890 --> 00:02:22,113 그 가능성을 제게 보여줄 사람은 스티브 잡스여야만 했어요 31 00:02:22,114 --> 00:02:24,847 잡스가 앱스토어를 발표했을 때 32 00:02:24,848 --> 00:02:29,254 저희가 개발한 아이폰앱 판매 애플리케이션입니다 33 00:02:29,255 --> 00:02:31,572 개발자는 만들기만 하면 34 00:02:31,573 --> 00:02:36,843 애플이 6천만의 사람들에게 판매하겠다는 거예요 35 00:02:36,844 --> 00:02:40,004 '이거다!' 하는 생각이 들었죠 36 00:02:40,005 --> 00:02:45,312 '2달 안에 뭔가를 만들어서 그걸로 여생을 즐겨야겠다!' 37 00:02:45,313 --> 00:02:49,925 엘리스는 우연의 집합체예요 38 00:02:49,926 --> 00:02:52,357 우연히 제게 찾아왔죠 39 00:02:52,358 --> 00:02:57,425 게임 제작을 위해 프레임워크를 만들던 중에 40 00:02:57,426 --> 00:03:00,534 간단한 연습을 했었어요 41 00:03:00,535 --> 00:03:06,398 화면을 터치하면 어떤 색깔의 원이 나오고 42 00:03:06,399 --> 00:03:09,280 손가락이 화면에서 떨어질 때까지 43 00:03:09,281 --> 00:03:14,315 원이 손가락을 따라다니다가 손을 떼면 사라지는데 44 00:03:14,316 --> 00:03:17,403 멀티 터치에도 동작하도록 만들었죠 45 00:03:17,404 --> 00:03:22,006 손가락 트래킹을 테스트하려 만들었던 건데 46 00:03:22,007 --> 00:03:26,617 원들이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는 걸 보다 보니 47 00:03:26,618 --> 00:03:29,555 머릿속의 전구가 켜졌어요 48 00:03:29,556 --> 00:03:33,390 간단하면서도 괜찮다 싶었고 49 00:03:33,391 --> 00:03:35,797 이젠 어떻게 게임으로 만들까 고민을 시작했죠 50 00:03:35,798 --> 00:03:38,748 저에게 테트리스는 51 00:03:38,749 --> 00:03:43,413 단순한 규칙의 성배 같은 존재였어요 52 00:03:43,414 --> 00:03:49,076 화면의 원들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53 00:03:49,077 --> 00:03:52,553 "서로 닿지 않도록 해볼까?" 54 00:03:52,554 --> 00:03:55,401 간단한 알고리즘과... 55 00:03:55,402 --> 00:03:58,071 각 원을 서로 다른 출구에 위치시켜야 해요 56 00:03:58,072 --> 00:04:00,472 끝없이 반복해도 재밌는 게임 57 00:04:00,473 --> 00:04:06,037 커진 원들을 서로 닿지 않도록 하려면 58 00:04:06,038 --> 00:04:09,874 모든 손가락을 동원해 원을 출구로 보내야 하죠 59 00:04:09,875 --> 00:04:16,106 테트리스는 정말 걸작품이라고 생각해요 60 00:04:16,107 --> 00:04:18,965 천재적 그 자체예요 61 00:04:18,966 --> 00:04:23,518 멋지고 간단한 아이디어라 손쉽게 구현할 거라 여겼는데 62 00:04:23,519 --> 00:04:27,068 예상과는 달리 63 00:04:27,069 --> 00:04:31,437 2주가 아니라 5개월이 걸렸고 64 00:04:31,438 --> 00:04:36,249 그 5개월 내내 2주만 더하면 끝날 줄 알았죠 65 00:04:37,899 --> 00:04:41,811 엘리스는 엘 리시츠키의 이름에서 따왔어요 66 00:04:41,812 --> 00:04:46,544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화가이자 아티스트였죠 67 00:04:46,545 --> 00:04:51,555 그의 작품은 원이나 삼각형같이 단순한 도형으로만 이루어졌고 68 00:04:51,556 --> 00:04:54,404 제한된 몇 가지의 색깔만으로 채색됐어요 69 00:04:54,405 --> 00:04:59,618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고 70 00:04:59,619 --> 00:05:03,025 엘 리시츠키의 그림을 닮기를 바랐죠 71 00:05:03,026 --> 00:05:07,108 그래서 초창기에는 그의 작품과 비슷했지만 72 00:05:07,109 --> 00:05:11,510 언젠가부터 배경을 우주로 바꿨어요 73 00:05:11,511 --> 00:05:14,062 원들은 행성이 되었고 74 00:05:14,063 --> 00:05:19,682 어느새 우주에는 최소한의 표현만이 남게 되었죠 75 00:05:19,683 --> 00:05:25,499 저는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았어요 76 00:05:25,500 --> 00:05:29,129 깔끔한 픽셀 그래픽이 좋고 그걸 사용하고 싶었죠 77 00:05:29,130 --> 00:05:32,733 엘리스의 보이는 모든 건 코드로 그려졌어요 78 00:05:32,734 --> 00:05:35,632 텍스쳐는 하나 없이 온통 픽셀이에요 79 00:05:35,633 --> 00:05:41,915 이런 결정과 규칙이 엘리스을 더 돋보이게 하죠 80 00:05:44,840 --> 00:05:47,249 엘리스를 발매했던 건 81 00:05:47,250 --> 00:05:50,771 제 인생의 가장 놀라운 경험 중 한 가지예요 82 00:05:50,772 --> 00:05:53,255 세상에 엘리스를 선보였을 때... 83 00:05:53,256 --> 00:05:58,904 정확히는 30살 생일에 애플에 엘리스를 제출했는데 84 00:05:58,905 --> 00:06:06,102 그건 지난 5개월간 쉬지 않고 매달렸던 제 프로젝트였죠 85 00:06:06,103 --> 00:06:12,687 정말 엘리스가 자랑스러웠어요 86 00:06:12,688 --> 00:06:17,060 "내가 이걸 만들었고 완성했고, 이제 출시하겠어!" 87 00:06:17,061 --> 00:06:23,057 괜찮은 작품을 선보일 때는 관객이 있기 마련이죠 88 00:06:23,058 --> 00:06:26,334 그런데 이번에는 난생처음으로 89 00:06:26,335 --> 00:06:30,466 관객의 숫자가 어마어마했고 90 00:06:30,467 --> 00:06:33,384 인생의 전환점이 됐죠 91 00:06:33,385 --> 00:06:35,764 그런 기분이 들더라구요 92 00:06:35,765 --> 00:06:37,990 "더 일찍 만들걸 그랬어" 93 00:06:37,991 --> 00:06:42,633 "이런 기분은 태어나서 처음이야!" 94 00:06:44,985 --> 00:06:49,562 자막 - st135